2008년 4월 12일 토요일

Korean in Space 5-2 (우주인을 우주인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이소연씨가 타 항공우주 기관들 및 외국 언론들에 의해서 공식적 (?)으로 space flight participant라고 지칭되면서 그녀에 대한 호칭문제 (궁극적으로는 그녀를 astronaut 혹은 cosmonaut이라고 볼 수 있는가 없는가라는 identification의 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나보다. (과연 논란이 있기나 한것인지...ㅋㅋ...유학생 신분이라 관련 분위기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 (?) 되어 있어서...ㅋㅋ)

이 논란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다음과 같은 질문이 스스로에게 들었다. "우주인을 우주인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얼마 전에도 다른 우주미션의 맥락에서 이 블로그에서도 간략하게 언급했었지만 단일 우주인의 활동내용만을 놓고 우주인의 본질을 논하자면 이소연씨는 적어도 40년 전의 우주인들 보다는 더 우주인이다. 그때 당시에는 그저 올라가서 살아남는 것만 하더라도 우주인이었으니...지금 소연씨는 실험까지 하는데...분명 활동 내역자체만으로 본다면 더 우주인이다. (ㅋㅋ) 그러나....! 왜 선뜻 그녀를 우주인이라고 부르기 힘든 것일까?

다른 상황을 한번 생각해본다. 예를들어 (야구에서의) "투수를 투수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만일 포수, 내/외야수, 그리고 공격을 하는 상대팀 선수들이 없다면 "약간 높은 둔덕에서 공을 던지는 사람" (그사람이 공을 시속 30킬로로 던지든 170 킬로로 던지든) 을 "투수"라고 부를 수 있는가? 투수를 투수로 만드는 것은 그의 개인의로서의 능력이나 행동이라기 보다는 그가 "어떤 맥락"에서 공을 던지는가이다. 즉, 어떤 "행위게임"안에서 그가 그 행위를 하는가이다. 우리가 (혹은 일부사람들이 :)) 이소연씨를 선뜻 우주인이라고 부르기 힘들어하는 것은 그녀의 이번의 활동을 둘러싼 "맥락"이 그녀의 행위를 지켜보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리썩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이소연을 둘러싼 내/외야수들은 누구이며 구단주는 누구이며, 이 구단은 어떤 리그에 소속되어 있으며, 이 리그의 시즌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이 리그는 과거와 미래에 그 어떤 연속성을 가지고 있으며...이런 종류의 질문들에 대한 답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으니 홀로 공을 던지고 있는 그녀의 행동이 투수와 그것인지 아니면 연예인이 시구를 하고 있는 것인지 (ㅋㅋ) 썩 잘 특정 인간범주에 속하는 행동으로 그려지지 않는 것이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내가 보기에 이소연씨는 (그리고 고산씨 및 이번 사업을 추진했던 사람들)  지금까지 우리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들만의 리그"를 방문했고 가서 공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리그가 어떻게 조직되었는지를 (될 수 있는한) 잘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리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러한 방문단에는 언제나 -자리가 남는다면- 전문 사회학자나 인류학자를 대동해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꼭 우리 밥그릇 때문이 아니라 말이다...TT) 이러한 "우주인을 우주인으로 만드는 사회조직적 맥락"에 대한 관심들과 논의들, 즉, 그 리그에 참여하는 것이 좀더 현실적이고 가치있는 것인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K리그를 만드는 것이 좀더 현실적이고 가치있는 것이지를 둘러싼 논의들 그리고 조직적 실천들이 있다면 아마도 다음번 한국인 우주방문객은 논란의 여지없이 자연스럽게 "우주인"이라 불리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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