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크게 새로운 내용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혹 지성사(Ideengeschichte)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관심가는 내용이 있었을 수도 있겠다. 강연자의 논지는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우주관이 불과 백년전의 그것과 현저하게 다른 것이며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진화론적인 우주관 (뭐 evolutionary...라는 단어 말고도 Astrobiology라던가 그런 표현을 썼던 것 같은데...:p)이 우리가 현재 실재(reality)라고 믿는 것들에 대한 지식을 형성하는데 현저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내가 제대로 알아들었다면 뭐 그런 내용이었다. 뭐 고리타분한 얘기다...ㅎㅎㅎ
그러나 한가지 재미있었던 것이 있었는데...강연자가 외계인의 존재와 그들의 가능한 삶의 방식에 대한 공상과학소설들 중에 심지어 인류학자들에 의해서 쓰여진 것들이 있다는 것을 소개했을 때 머리속에 떠오른 나의 생각이었다. 자기 생각을 자기가 재미있다고 하는 것이 좀 쑥스럽기는 하지만...생각해보면 18, 19세기만 하더라도 (역시 불과 백여년 전이다...) 다른 대륙의 주민들은 지금 우리가 외계인을 생각하는 것과 원칙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을 듯...그 지구상의 외계인과 그 외계인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하겠다고 덤벼든 인류학자들이나 아마도 처음에 외계의 생명체와 조우하게 될 탐험가들이나 원칙적으로는 비슷하지 않을까?
만일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낯선 사회 (그것이 구래의 의미에서 낯선 사회이던 아니면 우리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새로이 발견되 낯선 사회이던 간에)를 연구하기 위해서 나름 열띤 논쟁을 통해서 축적해왔다고 믿는 이론적 시각 내지는 방법론적인 틀들을 다른 혹성의 생명체(그 생명체가 생명체로서 그 존재를 재생산 해나가는 것을 넘어서 소위 사회적 실재라고 하는 것을 그들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전제하에...)의 사회적 질서 형성활동 (말이 이상하다...:))을 연구하는데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다른 틀이 필요할 것인가?
예를들어 그 생명체들의 일상적인 대화가 우리가 이해하는바 turn-taking이 조직되는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면? 어째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그들의 의사소통이 공기를 진동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거나 청각기관이 우리의 것과는 달리 물리적 진동을 처리하는데 수초의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단순한 turn-taking도 우리의 그것과는 현저하게 다른 양식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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