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불현듯 "시간 낭비"라는 단어가 머리에 떠오른다 (물론 이번에는 물음표와 함께 말이다. 시간낭비?) 과연 (일견) 논문과 관련없어 보이는 이러한 상황들은 시간낭비인가? 잠시 스쳐가는 이 질문의 뒤를 이어서 많은 사회학자들이 사회를 읽어내는데 사용하는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 "이야기 나누기" 혹은 "뭔가 같이 하면서 시간보내기"(가장단순한 예로 인터뷰, 그것이 전문가 인터뷰가 되었든, 내러티브 인터뷰가 되었든, 표준화된 면접이 되었든 비표준화된 면접이 되었든, 집단 면접이 되었든, "참여"관찰이 되었든...)라는 점이 상기되었다. 특히나 참여관찰의 경우에는 관찰자가 "원하는" 상황들만이 연출 (?) 되는 것이 아닌 관계로 말하자면 "시간 낭비가 미덕인" 연구방법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인터뷰의 기술에 있어서도 표준화된 면접 및 내러티브 인터뷰의 경우에는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다루어지는 주제의 일관성이 연구자에 의해서 주어지는 반면, 연구의 목적에 따라 일부 학자들은 연구자가 얻어내려고 하는 답변이 열려져 있는 거의 "낚시질 식" (fishing)의 어쩌면 일상적인 대화의 상황에 가까운 그러한 기법을 사용할 것을 추천하기도 한다. 예를들면 "여기 많이 변했네요"라고 연구자가 운을 띄우면 "네 그렇죠? ....가 새로 들어왔고....가 새로 바뀌었고요...전보다는...가 ...해요..."라는 식으로 답변자가 답을 했을 때 이후의 분석자는 "즉정 지역의 변화에 대한 피질문자의 인식의 틀을 읽어내는" 등의 방식 말이다. 이러한 (가벼운 일상적 대화를 흉내낸) 인터뷰 방법도 일종의 시간낭비가 미덕인 그런 연구방법에 포함되리라.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다소 게으른듯 (아니다...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유학생들은 이야기하는데 절대 게으르지 않다.) 혹은 나른 한듯 정선생과 나의 오늘의 최초의 관심사였던 인터넷 포럼 사이트 개장 가능성과 관련된 이야기부터 역시 거의 빠지지 않는 "고국의 정치상황"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이 환담 (:)) 들이 가장 원시적인 사회적 장면들의 저장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내 기억" (즉, 기억이라는 이름의 재구성)에만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이제부터는 몰래 녹음기라도 가지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ㅋㅋ) 이 멀리 떨어진 타국땅에서 그 어떤 통계적 자료를 제시함 없이 그 어떤 자료의 출처도 명확히 밝힘 없이 (물론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학문적 글쓰기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때로는 서로 공통된 Stock of Knoweldge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때로는 상대방의 "오해"와 "무지"를 확인하거나 수정하면서, 때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요약하면서, 때로는 상대방의 의견에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결과적으로는 반대하면서 (:)) 근 2시간여를 열띠게 "한국정치상황" (사회적 실재)을 서로에게 이해가능하도록 만들어 내고 있었던 모습들을 "아쉽게도" 오로지 기억속에 되살리면서 "00 부족의 내적인 정치적 관계에 대한 (해외거주) 부족 구성원과의 (비표준적) 인터뷰" 상황이 떠올랐다.
또다른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좀더 구체적으로 인터넷 동영상 강의 얘기를 하다가 법학도 분으로부터 들은 일종의 "체험담" 이었다. 이 분은 직접 강의실에서 듣는 강의에서 예를들면 수강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서 강의하시는 분들이 사용하시는 일종의 애들립 (이찌보면 Small Talk 이라고 지칭하거나 만일 강의 상황이 아닌 대화상황이라면 일종의 Side Sequence라고 부를 수 있을)을 편집을 통해서 제거한 짧은 버젼의 이른바 동강들 (정말 동강났으니 동강 맞네...ㅋㅋ)이 "이해의 용이성"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증언"을 해주셨는데...이것이 오늘 오후의 당시 "환담"에 참여하였던 참여자들의 생활속에서의 "경험담" 및 "일화들"과 결부되어 흥미로운 함의를 남겨주었다. 이것도 어찌다르게 표현하자면 수업에서 이른바 "곁다리로 빠지는 것"이 "시간죽이기 내지는 시간 낭비" (이런 생각으로 시간상의 밀도를 높여야하는 동강에서는 이 부분들이 동강내지는 것일텐데...ㅋㅋ) 인 것으로 단순히 치부해 버릴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뒷맛(?!)을 남겨주고 있다. 하긴 말이다....선생님이 한 농담 때문에 비록 그 뒤의 수업 내용이 이 농담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보여도 그 수업의 내용이 더 효과적으로 기억되는 일종의 "보색효과"를 나타내는 일도 종종 경험하는 경우가 있지 않은가... (ㅎㅎㅎ) 이것은 나아가 다른 종류의 좀 더 어찌보면 좀더 일반적인 구분, 즉, 이른바 "제도화된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대화" (의사의 진찰, 서비스,관청에서의 대화, 등등)에서 이른바 "Formal"한 Interaktion들과 "Informal"한 Interaktion 들이 혼재되어서 나타나는데 실제로 대화의 기능성 불필요할 것처럼 보이는 Informal 하다고 불리울 수 있을 대화들이 행위자들이 공동의 Formal하다고 일컬어지는 공동의 작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어떤 "구조적, 조직적" 함의를 가지는지를 생각해 보도록 만든다.
근 3시간 여에 걸친 환담이 이렇게 많은 것들을 가져다 주었다면, 사실 3시간 동안 책을 뚫어져라 들여다보고 있는 것보다 결코 나쁘지 않으리라, (내가 요즘 좀 많이 과장하는 버릇이 생겼다...ㅋㅋ) 단! 이 아이디어들이 좀더 (돈이되는...ㅋㅋ....농담반 진담반) 심각한 척, 엄밀한 척, 논리적인 척하는 글쓰기 형식으로 바뀐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그렇더라도 환담은 에너지가 많은 분들께는 에너지를 적절히 방출해낼 좋은 출구다...물론 에너지가 없는 분들은...ㅋㅋㅋ....쇄약해 지는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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