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30일 월요일

한반도 사람들은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가?

"뭐 눈에는 뭐밖에 안보인다." 라는 말이 있다. 세련되게 "세계관" (Weltanschaung)이라는 둥, 관찰에 (넓게는 실재에 대한 인식) 있어서의 이론 구속적 성격 (Theory ladenness of observation) 혹은 Gestalt Philosophie에서 얘기하는 인식의 상대성과 구태의연지만 어떤 사람의 사회적 위치간의 관계를 추상화시킨 일상적 일반화이다. 그러니까 "뭐" (사회적 위치) 눈에는 "뭐" 밖에 안보인다는 진술 자체는 일종의 일상적인 차원에서의 "지식사회학적 테제"인 셈이다.

그건 그렇다고 치고 "뭐 눈에는 뭐밖에 안보인다"라기보다는 "뭣들이 뭐밖에 안보기로 작정했다"고 밖에 표현하기 힘든 (사실 그게 그것인 측면도 강하지만...ㅋㅋ) 상황이 지금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쇠고기 재협상에 뒤이은 정부고시와 더불어 고국의 시간으로 29일 새벽 정부가 드디어 촛불집회로 상징되는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서 전면 대공세에 나섰다. 20년전 같은 날인 6월 29일이 기득권 정치세력의 내부 균열로 인한 노태우의 담화로 상징되는 (기만적인 것으로 드러났던 아니던...) 기득권 세력의 제한적인 항복으로 이어졌던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촛불집회 사상 최대의 부상자를 낳았다는 이날의 사건이 있은후....이 사건에 대한 재구성 및 해석을 통해 다시금 "조중동 그룹"이 마치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특정한 "사실 읽기"의 경향을 보이고 있고...그와는 다르게 이 사건을 재구성 및 해석하는 그룹들 간에 "전선"이 그어지고 있다. 호흡을 가다듬고 이번 일련의 움직임들을 이른바 "성찰의 기회"로 삼으려고 했던...혹은 일부 그렇게 하고 있는 집단들에게 이것은 결코 협조적인 상황이라고 보기 힘들다. 때로 상대방이 저열하게 나올때 거기에 같이 맞받아치다가 자신도 저열한 게임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불현듯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또 그렇다고 저열한 짓을 하고 있는 자들을 똥이 더러워서 피하는 것처럼 더럽다고 피할 수도 없는 것이 현재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판국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명박을 전면에 세우면서부터 한국 정치의 진일보라던지 그러한 이슈들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저들...지난번 100분 토론에서 이명박의 대국민 담화를 "어린 백성을 걱정하는 어머님의 마음으로 한" 그 어떤 왕의 교시나 되는 것처럼 (나는 여기서 쓰러질 뻔 했다. 이 인간은 조선 왕조로 시대를 거슬러 돌려 보내야 한다...) 받아들이라고 강요한 한나라당의 어떤 의원....아마도 "그런 것들이 뭐밖에 보지 않기로 했나보다." (몇일전 몇명의 장관 명의로 발표된 대국민 담화문은 이들이 어떤 마음을 먹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아무래도 이들이 다시한번 보이지 않는 적 (뭐 일찌감치부터 배후가 있다는 둥, 좌익세력이 개입해서 선동하고 있다는 둥 해왔으니...)을 향해 (그야 억지로 보인다고 우기면 되는 일일테니까....) 개전을 선언한듯. 이제...범국민 대책회의는...촛불을 든 시민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적어도 29일 불시에 개전이 되었을때...그에 대한 "대응"이 뒤를 이으면서...저 무지한 놈들이 만들고자 하는대로 "사건이 만들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정말이지 심한 걱정을 하게 된다. 저...무지한 것들이 "여봐라 여기 숨어있던 배후가 있다" 하며 길길이 날뛰는 것을 봐야만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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