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객! 이들이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 몇마디로 정의내려 버리기란 쉽지 않다. 때로 이들은 마치 일어난 사건에 대한 논평만을(!) 덧붙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그것을 넘어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내러티브들을 생산해 냄으로써 어떤 사건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즉, 기존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서 전하는(?!) 주요 매체들이 담당해왔던 역할의 일부를 공유하고 있는듯 보이기도 한다.
물론 인터넷 매체의 출현과 관련없이 논객들이 있어왔지만...기존의 논객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한마디로 언론매체 및 그 어떤 형태가 되었든 고전적인 형태의 출판매체들이었던 만큼 이른바 논객이 되기 위한 문턱은 사뭇 높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인터넷, 특히 이른바 포털사이트들에서 제공되는 토론방과 개인블로깅이 그 문턱을 낮추어줄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오직 가능성이다!)을 제공하게되면서 이른바 논객(!)으로 등단할 수 있는 길이 용이하게 보이기도 한다. 얼마전에 검거(sic!)되었던 필명 미네르바의 경우에도 어쩌면 이 기술적 가능성이 제공한 전형적인 예 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뭏든지간에 이 논객들은 (본명이 되었든 필명이 되었든, ID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무언가에 대해서 (정치적인 이슈로부터 어른들의 장난감이 될만한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불특정 다수의 독자 혹은 Audience들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하거나 써대는 사람들이다. 이들 이름을 걸고 써대는 자들은 언론의 공공성이니, 중립적인 사건보도니 이러한 족쇠(?)로부터 어느정도 벗어나 이른바 "주관적" (이 "주관"의 주체가 글자 그대의 의미에서 존재한다고 상정되는 개인(sic!)인지 혹은 그 어떤 사회적 정체성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틈이 나면 논하기로하고) 입장들을 첨가해 넣는 특권(?!)을 부여받는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용인된다. 이름을 걸고 하는 얘기므로....
이러한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있다) 전통적인 매체인 신문을 예로든다면, 이름을 걸고 이런 활동을 한 사람들은 논설위원들 및 칼럼니스트들이고 (이들은 심지어 그 얼굴이 사진으로 그들이 쓴 글의 상단에 게시되곤 한다.), 이름을 빼고 마치 신문사의 대리인인양 무명으로 이 일을 하는 평기자(?)들은 앞서도 언급했이들이듯이 언론의... 라는 류의 족쇠에 매여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른바 취재(!)한 글들의 경우에는 그 이름이 기사의 상단이나 하단에 게시된다. 그러나 이들의 얼굴이 게시됨으로써 그 정체(!)가 밝혀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겠다. 그리고 연합뉴스처럼 뉴스를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배급하는 업체(:))들의 기사가 인용되었을 경우에는 누가 그것을 인용했는지는 언급되지 않는다.
그건 그렇고 적어도 인터넷 상의 언론사들 지면에서 이러한 기존의 활동패턴(?)에 있어서의 변화(?)가 목도된다. 스크랩된 한겨레 온라인의 경우에는 취재기사의 상단에 기자의 이름들이 밝혀져 있고 이것이 다시 그 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링크되어 있다. (회원 로그인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실질적으로 바로 접근 가능하다.) 유비하자면 뭔가...무대 앞에서 공연한 연극배우를 바로 무대 뒤의 분장실(적절한 유비는 아니다...블로그도 역시 대중을 염두에 둔 공간이라는 면에서...그냥 사인회라고 할까? 어쨌든 극중 역할과 연관은 되어 있으나 극중의 일부인 역할이 아닌 배우로서 사람들과 만나는 맥락이라는 면에서 말이다.)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형국이랄까? 지극히 (적어도 수사적인 측면에서라도) 객관적인 (즉, 마치 everybody 혹은 Jederman 의 시각으로 본 듯한 그런...) 사건에 대한 기술(?) 이면에 지극히 주관적 (?)인 것으로 보이는 세상사에 대한 접근 (블로그에서는 허용된?)을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공되는 셈이다.
어찌보면 신문의 기사들을 성의껏 잘 퍼나르고 거기에 논평을 붙이는 이른바 특정분야 전문 블로거들 (이들이 동시에 논객이 되기도 하는데...)의 활동과 이들 언론의 온라인 섹션들 사이의 일종의 수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언젠가 지금 이 블로그가 "혈거인"이라는 (자괴적인) 타이틀을 걸고 있던 당시에 쓴 글에서 유명 칼럼니스트들이 온라인 언론에 일종의 블로그 형식으로 (그것도 멀티미디어로) 기고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언급한 바 있는데...
세상에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과 정보들을 수집하고 가공하고 배포하기 위한 거대한 인적 물적 조직(!)으로 표현되는 미디어와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 한대를 가진 개인(!)이 결과적으로(?) 같은 짓을 하고 있다?? (그렇다기 보다는 다른 글들에서 누차 언급되었지만 일어난 사건들과 사실들에 대한 진술에 권위를 부여하는 방식(!)에 대해 먼저 논해야하겠다. 그 권위를 부여하는 방식에 대한 오랜동안 누적된 관행(?)이 없다면 뭐 사실 재구성을 위한 방대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가진 언론이 생산해낸 그것이나 집에 앉아서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한 개인이 해낸 재구성이나...그 재구성들(?)을 마주대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게 그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가? Spiegel Online의 기사에 언급되어 있듯이 이 "이름을 걸고"이야기 해왔던 (유명) 칼럼니스트 및 언론계 종사자들이 역시 그들의 이름을 걸고 말하자면 일종의 백화점 내지는 슈퍼마켓에서 특정 상품 그룹의 매장을 분양받아 자신들의 브랜드 부스를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처럼 그런 방식으로 뉴스 컨텐츠들을 방문하는 독자들에게 판매(?)하는 일종의 실험적인 뉴스 미디어가 온라인 상에 등장했다고 한다. 과연 이들 왕년의 스타들이 그들이 뉴스를 생산해내는 조직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서도, 즉, 한 개인들로서도 권위있는 (?) 이야깃 거리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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