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6일 월요일

"사회적 현상"으로서의 "군중" (mob)에 관하여...




군중! 글자 그대로 "모여있는 무리들"이다. 어쩌면 물리적으로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다. 단순히 이 물리적인 근접한 거리를 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면 우리는 (집에만 있지 않는한, (첨가: 아니 집에만 있는 경우에도 어떤 경우에는 "지역 거주민"의 이름으로 묶이기도 하지...)) 이러한 "모여있는 무리"의 한 부분을 이루게 되는 수많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오늘의 경우 학교에 나올때까지 있었던 일들을 회상해 본다.

버스를 타러 정류장까지 나오는 길에 Getraenkemarkt에 들러서 공병판매(:))를 한다. 오늘따라 사람들이 많아 이를 위해 "줄"을 서야한다. (사람들이 특정한 모양으로 모여있 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아마도) 버스를 타기위해 (어느노선을 택할지는 모르나) 사람들이 모여있다. 음악을 듣는이, 뭔가를 자꾸 가방속을 뒤적이는이, 뭘 먹어대는 이, 멍때리는 이 각양각색이다.

저기 커브길에 버스가 보이기 시작하니 그 중의 일부가 천천히 움직이며 또 "줄"을 선다. 오늘은 버스에 사람이 적다. 애들 방학때라서 그런가보다. 전에는 특정한 정류장에서 애들이 몰려타는 통에 이시간대에 바글바글 했는데 말이다. 자리가 많아 나를 비롯한 승객들이 "띄엄띄엄 충분히 거리를 두고" 자리를 차지해 앉는다.
몇정거장 뒤에 쌀쌀맞아 보이고 왠지 까탈스러워보이는 (?) 그런 젊은 여자가 탑승한다. (앞쪽에 자리가 있는데) 계속해서 걸어들어온다. 내 앞 앞쪽의 마주보는 4인 좌석에 진행방향으로 착석한다. 다시 몇정거장 뒤에 차림새가 왠지 엇 비슷해보이는 또래로 보이는 (또 일행으로 보이는) 청소년들이 탄다. 서로들 큰 소리로 말을 주고받으며 이들이 뒷자석으로 몰려들어와 맨 뒷자석과 그 옆에 차 진행방향과 90도로 위치해있는 좌석들을 차지하고 앉는다. 시끄럽다.(:))

정류장들이 가까와 오면 사람은 벨을 누르고 거의 예외없이 차가 정차하기 전에 (아마도 자신이 내릴) 차 출입문 앞에 선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린다. 버스를 타면 뒤쪽으로 가는 편이고 맨 뒤에 내리는 편인데 오늘 앞좌석에 앉아 있던 어떤 양반이 Jahnplatz에서 하차하기에 앞서 먼저 내리라는 손짓 및 눈짓을 보낸다. 살짝 웃으면서... 일종의 "양보"인 셈이다. (:))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정류장으로 내려가는데 또 잠시동안 일종의 뭉텅이 같은 "줄"이 형성된다. 차례로 사람들이 계단에 올라서는데 계단에 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선다. "일행으로 보이는" 남녀도 각각 위 아래의 계단을 차지하고 앞뒤로 서서 앞쪽에 선 사람이 뒤쪽을 돌아보며 선다. 에스컬레이터가 작동하는 중에 그것을 밟고 내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왼쪽으로 진행한다. 저기 앞쪽에 누군가 계단의 중간에 서있다. 계단을 밟고 내려가는 사람이 (아마도) 지나가고자 하는 의사를 밝혔나보다. 진행 경로를 막고 있던 사람이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보기에) 급히 옆으로 비켜선다. 좀더 빠르게 진행하고자 했던 사람은 빠른 속도로 사라진다.

정류장! 벤치와 기둥 주변에 사람들이 서있거나 앉아있다.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아닌 사람들도 있다. 아까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처럼 각양각색으로 무엇인가들을 하고 있다. 일부는 탑승선에 가깝게, 일부는 거기서 좀 떨어져 있다. Beamer를 통해서 쏘아대지는 짤막한 뉴스 속에 어제 마이클 잭슨 영결식 상황 생중계를 독일에서 10000명의 사람들이 어느 스타디움에 "모여서" 보았다는 내용이 나온다. 짧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집에서 TV로 중계하는 것 보면되지 왜 모여서 보나? 그러고 보니 심지어 TV도 "모여서" 보는 경우가 있지".

역내 방송이 나오고 전철이 들어온다. (이 노선을 이용할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거의 동시에)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전철이 완전히 정차할 무렵 각각의 출입구 좌우 편으로 "줄"이 형성된다. 급히 다른 차량쪽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내리고 승객들이 차례로 탑승하여 차량 안의 곳곳으로 흩어진다. 전철 안도 사람들이 많지 않다. 사람들이 띄엄띄엄 앉거나 선다. 어떤이는 출입문 가까이 어떤이는 저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Bahnhof역에 다다르기 조금 전부터 사람들이 출입문 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출입문 좌우로 잠시 하차하는 사람들의 "줄"이 형성된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흩어져서 갈길을 가기 시작한다. 4호선이 이미 도착해 있다. 에스컬리이터를 타고 가는데 차량들의 출입문이 열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 어떤 사람들은 차량쪽으로 빨리 걷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냥 현재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걷는다. 탑승장에 도착했다. 차량들마다 고루 사람들이 탄게 아니다. 어떤 차량에는 많이, 어떤 차량에는 적게...사람들이 적게탄 쪽으로 탑승한다. 열려진 출입문으로 들어선다.

사람들이 꽤 많은 편이다. 몇몇 사람들과 짧게 눈이 마주친다. 낯선 사람들이고 시선이 곧바로 다른 곳으로 향한다. 누군가 저쪽에서 이쪽을 향해서 손을 든것으로 보인다. 그쪽을 본다. 지난학기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다. 다른 몇명의 "일행"과 함께인 것으로 "보인다." 짧게 손을 들어 답례를 하고 짧은 웃음을 띈 시선교환이 있은 후 그는 일행과 하던 얘기를 "계속"진행하고 다음도 정거장 부터 열리지 않는 출입문 쪽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고 나도 무엇인가 볼 것을 꺼내든다.

불현듯 머리속을 스친다. (아마도 집을 나서면서부터 "사람 떼"(군중)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리라.) 이 차에 탄 사람 들은 나와 관련이 없는 낯선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저기 저 학생처럼 이전에 특정한 관계(?)를 맺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가끔 장부를 든 (아마도 지역 철도청 직원 :)) 사람이 (보기에) 사람들의 숫자를 세고 (주변을 훑으면서 살짝 고개를 까딱인 것으로 기억한다.) 장부에 기입한다. 때로는 이들 직원들이 어디역에서 타서 어디 역까지 가는지 묻기도 한다. 이들에게 우리는 "승객"인 것이다. 그들이 기입한 숫자안에 나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갑작스레 나와 관련이 없는 이 낯선 사람들이 하나의 공통의 승객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인다. 아마 그들 중의 일부는 나와 "시간대별 동선"을 공유하는 그런 "부류"에 속하는 개체들 중 하나로 묶일 수도 있겠다. 이건 차후에 새로운(?) 시간대별 차량배정등등을 위해서 쓰일 것이다. (Michael Lynch가 도마뱀의 서식지 및 분포를 조사하기 위해서 생태학자들이 이를 어떻게 수치화하고 도식화 해내는지 즉 그들의 Representation 도구들을 분석했던 것이 떠오른다.)

학교 정류장에 도착한다. 타고 있던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하차를 하고 일부는 계단으로 일부는 에스컬레이터로, 일부는 Aufzug으로 그리고 또 일부는 정류장과 학교의 입구를 잇는 긴 다리(?) 밑쪽으로 향한다. 다리 밑쪽으로 향한 사람들은 (대부분) Bielefeld 대학건물 요소요소에 있는 출입문들 쪽으로 향한다. Aufzug 및 계단,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 사람들은 (여기서도 앞서 Jahnplatz에서와 유사하게 에스컬레이터에 서는 사람들과 그것을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이있다. 서있는 사람들은 거의 예외없이 오른쪽편으로 선다.) 학교의 (중앙) 통로로 향한다. 맞은 편에서 학교에서 나오는 인파들이 있지만 부딪히는 일은 거의 없고 전체적으로 어떤 무질서 해보이지만 일종의 흐름(!) 같은 것이 학교를 향하는 자들과 학교에서 나오는 자들간에 형성되어 있다. 마치 뒷쪽이 사람들이 앞쪽의 사람들을 "따라"가듯이 말이다. 중앙 통로의 문들은 약 5쌍 (?)으로 좌우로 여는 미닫이 문인데 진입하는 사람쪽으로 열리도록 되어 있다. 즉, 진입하는 사람들은 당기고 나오는 사람들은 미는 셈이다. 새로이 닫혀있는 쪽을 여는 사람들도 있으나 살짝 혹은 앞사람에 의해서 열려진 쪽으로 진행한다.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앞에 진행한 사람이나 맞은 편에서 진행하는 사람이 일부러 나의 진행을 돕기 위해서(?) 일정시간 이상(?) 문을 잡아주고 있으면 (유압식 혹은 기압식으로 자동으로 닫히도록 되어 있다.) 가볍게 구두로나 눈짓 혹은 몸짓으로 "감사"의 표현을 한다. 앞사람이 문을 잡고 있는듯하여 (? 뭐 머리속을 읽을 수는 없으니) 발걸음을 원래 걷던 속도보다 빨리하여 그쪽으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살짝 시선교환들이 있거나 혹은 그렇게 접근한 사람의 입이 뻥긋거리는 것으로보아...감사의 뜻을 표하는 것인듯...(확인은 불가.)
멀리서 보기에도 일부 문쪽으로 사람들이 현저하게 많이 오가고 여타의 문들은 매우 간헐적으로 열리거나 거의 열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이 수위실을 지나 맨 오른쪽 구석에 있는 문쪽으로 향한다. (아! 버튼을 누르면 작동하는 자동문이 그쪽에 있다.)

점심시간이 가까와 학교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할 예정이다. 학교 구내식당은 충전된 카드로 계산을 하도록 되어 있다. 얼마가 카드에 충전되어 있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만일을 위해 자동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뽑기 위해서 그곳으로 향한다. 2시가 다 된 시각이다.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있고 대형 강의실들의 입구 근처에 5,6명씩 모여(!)있는 것도 보인다. 현금 인출기가 있는 공간은 약 30 qm 정도의 공간으로 보이는데 3대의 잔고확인기계와 1대의 계좌이체용기계 그리고 1대의 입금기와 4대(?)의 현금인출및 Prepaid 핸디들을 충전하는 기계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금 인출기쪽에 사람들이 일을 보고 있는 사이에 다른 사람들은 이공간의 입구를 중심으로 하나의(!) 줄을 형성하고 있다가 현금 인출기가 비워지면 한사람씩 그쪽으로 향한다. 머리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다. 전에는 각 현금 인출기마다 줄이 하나씩 형성되었었는데...언젠가부터 이렇게 되는 방식으로 바뀐듯(?)하다. 그러고보니 Bahnhof에 있는 고객과의 Interface도 이런식으로 줄이 형성된다. (그쪽은 따로 줄을 그렇게 서도록 유도하기 위해(?) 라인이 설치되어 있다.) 그런데 가끔 일요일날 끼니를 때우기 위해서 들르는 Jahnplatz 맥도날드는 사정이 다르다. 그쪽은 각각의 계산대 앞쪽으로 줄이 형성된다. (사진 첨부 요)
(계속)



<관련자료 1>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이란 지하철 역 및 지하철 안에서 벌어진 데모와 관련한 영상물...대학시절 경험했던 기습가두시위가 연상된다. 당시 어쩐지 어색하게 숫자가 불어난 사람들 사이에서 (이게 참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그저 우연히 그 장소에 있는 행인인 양 두세명씩 짝지어 있다가 (주로 선배 1인과 후배 1 혹은 2인이 짝이 되었다.) 당시 용어로 "동"이 뜨면 차도로 뛰어나가면서 데모대가 되었다가 다시 강제해산이 되면 우연히 그 장소에 있었던 행인인양 두세명씩 짝을 지어 (혹은 심하게 쫒기게 되면 산개해서) 경찰들의 검문을 통과해 (?) 그 장소를 빠져나왔던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



<관련자료 2> flashmob
특정한 날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시간에 일단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다가 약속된 신호에 따라 약속된 행위들을 약속된 시간동안 행하는 Flashmob 일종의 번개모임(? :)). 기발한 여러종류의 행위들을 하는데 언젠가 언론에 작은 맥도널드 체인점을 몇천명이 습격(?)하여 햄버거를 주문해대는 Flashmob가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것의 경우에는 "그대로 멈춰라"가 약속이었던듯. (:)) 초등학교 학생 시절 (즉, 박정희씨때 :p) 길을 가다가 애국가가 울려퍼지면 왼쪽가슴위에 손을 얹고 그대로 멈춰라 했었던 시절이 떠오른다. 당시 대한민국을 여행했던 외국인들에게 이게 어떻게 비추어 졌을까? 그렇담...박정희씨는 혹시 세계최초의 Flashmob 창시자이자 동원 인력면에서도 최고기록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양반? 그건 그렇고 옷차림도 포즈도 각양각색이며 서로간에 떨어져 있는 거리들도 각양각색이지만 이 social scene에서 이들은 "한덩어리인 사람떼"이다. 주변의 이 "사람떼"에 속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이 social scene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장소로 봐서는 통상 쇼핑몰 안에 있는 음식코너 같은데...여기서는 아마도 이 ordinary한 scene을 구성하는 통상적인 인간의 범주들이, 판매원, 손님들, 청소부, 손님들 중에 다른 일행을 기다리는 손님들, 약속한 사람을 찾는 사람들, 먹는 손님들, 줄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 껌파는 사람, 꽃파는 사람...기타등등-이 기타등등이 또 중요하다-가 될텐데...) 금새 파악하지하고들 있는 눈치이다. (이들의 머리 속에는 그를 파악하려고, 다시 말하면 이 ordinary하지 않은 상황을 다시 다른 가능한 ordinary한 상황으로 유추해 보려고, 예를 들면 일회용용기 사용반대 데모-그나마 이게 그 장소와 뭔가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니-나 뭐 그런것 (:)) 오만가지 생각이 왔다갔다 했을 것. 허나 이런 flashmob를 조직하는 양반들이 그렇듯...왜그랬냐면...그냥! 인 경우가 많단다...물론 어떤 전달하려는 뜻을 담은 것도 있긴하지만...그건 또 smart mob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군중과 (포괄적인?!) 권력과의 관계(?)에 대한 Spiegel Online 관련 칼럼
. (군중과 권력에 대한 Elias Canetti의 테제를 원용...ㅎㅎ)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