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3일 토요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내가 우리나라 뉴스 포털보다 Spiegel Online을 더 자주 들어가기 때문에...

2주일에 한번씩 집에 통화하면서 이양반과 그 측근 인물들에 대한 뇌물수수혐의를 둘러싼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거의 모든 기존의 대통령들이 거의 예외없이 크던 작던 유사한 사건들에 연관이 되었었고...그런 의미에서 조사의 경위야 어찌되었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도덕성에 대한 기대야 어땠든 사실 별 대수롭지 않은 (조선인으로써 뭔가 만성이된..) 그런 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양반이 이 모든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상황을 견디실 수 없었는 모양이다. 사실...우리나라 언론을 자주 들여다 보지는 않지만 (특히나 정치와 관련된 소식들) 이양반에게 무엇이 남아있었겠는가? 몇백만불의 이리저리 수수한 돈들?...그걸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정치판과 사회전반의 개혁을 모토로 걸었던 그가 수장의 자리 (과연 그가 수장이긴 했던건가? 그렇게 말하기엔 너무나 우여곡절이 많았다.)에 있었던 5년이 끝나고 곧바로 현재의 그야말로 수구 막무가내 깡패정권이 들어섰고 (다르게 명명하고자 한다면 그분들에게는 죄송스러울 따름이다.)...그것도 표수로 대표되는 표면상의 지표로는 압도적인 우세로 말이다.
그가 돌아간 시골집에 찾아드는 노무현 팬클럽 이외에 그가 걸었던 이상을 비록 이번 정권은 잡지 못하였지만 계속해서 함께 발전시키고 추진해갈 뚜렸한 정치적 흐름도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이부분에서는 만일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면 그와 관련된 소식을 뒤쫒지 못한, 혹은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은 나를 탓해야겠지만...)...62세의 그에게 무엇이 남았었을까?

깨끗했던, 말과 행동이 일치했던 "한명의" 전임 대통령으로 팬들의 기억에 남는것?...글쎄...나는 이런 측면을 정치인에게 기대하지도 또...그렇게 높게 평가하지는 않지만... 아뭏든 그것에 가치를 두고 계셨다면...최근의 뇌물수수와 관련된 스캔들은 이양반에게서 그 존재의 가치를 박탈해 버린 것일 수 있겠다.

그러나...개인으로써는 그렇다손 치더라도, 당신은 그렇게 가버리는게 아니었습니다. 옷에 먹물이 묻었다고 (혹은 튀었다고) 목숨을 버리시다니요. 온몸에 똥칠들을 하고도 아직도 버젓이 "영향력 있네"하고 버젓이 살아있는 저것들과 그 패거리들을 그냥 놔두시고 말입니다. 먹물이 튀었더라도, 생각이 달라, 서로들 너무나 잘나 너무 쉽사리 뿔뿔이 흩어지는 모래알 같은 측근(?)들 사이에서 외로왔더라도, 먹물을 한바가지 뒤집어쓰는 한이 있어도 무언가 흐름을, 족적을 남기셨어야 합니다. 사실...그때 그 사람은...그때 그 사람일 뿐... 추억 속에 그 이름이 기억되기 보다는, 그 이름이 잊혀지더라도 남겨놓은 그 무엇인가를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드는 그런 아직 없었던 길을 닦는 큰 일들을 눈 앞에 놓고도 62세의, 어찌보면 정치인으로서는 한창일 연배인 당신이 이를 외면하시다니요. 대통령 역할을 하시던 당시에도 당신의 행보를 놓고 기대 이하네 한계네하는 얘기들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어쩌면 당신을 정말 인간적으로 좋아한다고 했던, 두번째 동영상의 6분 45초경부터 시작되는 유시민씨의 말이 이런 이야기들에 대한 가능한 간접적 답변이라고 생각되기도 합니다만...)...

그 모든 얘기들을 접어두고라도...이번에는...정말이지 당신답지 (?) 못하셨습니다.,,

(덧붙이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월 22일 "사람사는 세상"에 마지막으로 등록한 것으로 되어 있는 글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습니다.

설마 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용서 바랍니다.’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변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500만불, 100만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 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을 했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 말은 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전들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정치를 떠난 몸이지만, 제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 지금까지 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생각한 것은 피의자로서의 권리였습니다. 도덕적 파산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 상문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습니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저는 그 인연보다 그의 자세와 역량을 더 신뢰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입니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에게도 동의를 구합니다. 이 마당에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합시다.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 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저를 정치적 상징이나 구심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사건 아니라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방향전환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동안에 이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상 더 이대로 갈 수는 없는 사정이 되었습니다.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관리자는 이 사이트는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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