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18일 토요일

공중전화-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사라져 가는 것들?!?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당시...그러니까 그게...1983년도...그러니까 26년 전쯤이 되겠다. 중학영어 테이프와 함께 입학 선물로 받았던 Sony Walkman은 당시로써는 혁신적인 기기였다. 테이프를 "허리에 차고"다니는 기기를 통해서 듣게 되다니. 물론 당시에도 카세트 테이프를 플레이 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들이 나와 있기는 했으나 그 크기나 컨셉이 (전문가나 비지니스 맨을 위한 사무용 기기가 아닌 일반인들의 일상적인 사용을 위해 만들어진) 가히 혁신적이라 평가되었었다. 그러나 지금...설사 오래된 워크맨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제 더이상 그 안에 넣을 카세트 테이프가 생산되지 않는다. 워크맨으로 대표되는 이 카세트 테이프의 휴대용 플레이어도 도 이제 다른 디지털 기기에게 완전히 그 자리를 넘겨 주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그러니까 채 한세대가 (아니 한세대가 뭐냐...) 채 지나지 않아 인간의 산물중 하나가 태동되었다가 다시 사라져가는 것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컴퓨터에 쓰는 저장도구였던 디스켓도 역시 같은 운명이었으며 이젠 CD도 그럴 운명에 처해있지 않은가?

90년대 초반부터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휴대용 전화 열풍 속에 (하여튼 그 형태도 다양했다...), 그리고 이곳 독일에서도 적어도 내가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2000년을 전후로 하여 이동도중 공중선화를 사용해야 하는 일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음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실제 몇년전 (TT) 고국에 다니러 갔을 때 공중전화를 사용하기 위해서 (그렇지 나같이 휴대폰을 장만할 이유가 딱이 없는 다니러 간 사람이나 마침 휴대폰 배터리가 다 된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공중전화 혹은 그에 상응하는 기능을 하는 무엇인가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을 수도 있겠다. 하긴 한번 충전된 금액을 쓰고 버리는 전화도 나오는 판에...지금 형태의 공중전화가 살아남을 것인가 매우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적어도 국제공항이나 그런 곳에는 계속해서 그 명맥이 유지될 수도 있겠다.) 거의 줄이라는 것을 서본 적인 없음을 상기해보면...딱이 통계치를 들먹이지 않아도 얼마만큼 그 사용빈도가 줄었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공중전화부스가 테마로 다루어진 Spiegel Online의 기사를 읽다가 문득 공중전화 박스와 관련된 영화의 몇몇 장면들이 떠올랐다. 한창 머리스타일에 신경을 쓰던 청소년 시기에 당시 청소년계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장국영 머리스타일의 주인공 장국영이 (ㅋㅋ) 출연했던 영웅본색이 한장면...아마도 롱코트의 주인공 주윤발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중전화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이제 영웅본색이 정말 고전이 되고 공중전화박스가 박물관으로 자취를 감추어버리는 일이 된다면 왜 핸디로 전화를 안하고 이상한 유리방안에서 전화를 하는지 설명이 따라야 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또 가을동화였던가 하는 그 왜 그...송혜교가 출연했던 드라마에서 삐삐에 찍힌 (그헣다 삐삐도 있었지..TT) 자신의 예날 오빠(?)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거는 그 왜 항상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쓸쓸해 보이는 가로등 밑에 역시 왠지모르게 달랑 하나 있는 (보통 동전용과 카드용으로 한 두개씩은 붙어 있지 않나?) 공중전화박스, 이른바 청춘물들에 자주 등장하는 갑자기 오는 비를 피하기 위해서 이제 막 연인이 되려고 하는 커플이 뛰어들어가게 되는 좁은 공중전화박스...뭐 이런 장면들이 떠오른다. (이제 이들은 어디로들 뛰어들어가야 하는가? 곳곳에 박혀있을 듯한 스타벅스 혹은 커피전문점?...ㅋㅋㅋ), 액션영화에서 긴장감을 더해주는 공중전화에서 공중전화로 범인이 거는 전화를 받기위해 뛰어다니는 주인공들. (이제는 범인이 택배 (ㅋㅋ)로 값싼 휴대폰을 주인공에게 보내오는 것으로 그 장면들이 대체되기도 한다. 범인이 주인공을 괴롭히기 위해서 전화를 걸 공중전화를 찾기 힘들기 때문인가? ㅋㅋ), 그리고 80년대 터미네이터 1편에서도 그랬고 좀 오래된 헐리우드 스릴러 물에서 자주 등장하는...주인공이 급한 일이 있어서 공중전화를 쓰려고 하면 꼭 고장이 나있다든지 그런 장면들...
뭐...어차피 일상생활에서 있을 법한 장면들은 아니지만...(아닌가? 드라마처럼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ㅋㅋ) 그래도 뭔가 하나의 커퓨니케이션 기술이 전폭적으로 도입되고 확산되면서 기존의 커퓨니케이션 기술및 그와 관련되어있던 부대설비 및 또 그것이 제공했던 상황들이주는 그 나름의 낭만(?!)이 사라지는 듯하여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나저나 잊지말고 언젠가 사진기를 들고다니면서 이곳 공중전화들과 그 주변 풍경들을 찍어대야겠다. 공중전화들도 이제 각양각색이던데...고전적인 유리방스타일부터...기둥스타일 기타등등...나도 처음에 이곳에 도착했을 때 전화카드를 사서 몇번 이용해 본 것을 제외하고는 공중전화를 도통 이용해 본적이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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